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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713)








  




삼월을 느껴 보지도 못하고 마지막 날을 맞았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도 못하고 재학생들도 집에서 지내고 내년에 대학에 가는
고3 학생들도 집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맞아 온국민 그리고
전세계인이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처럼 살아온 세월
이 많아 이제 마감을 준비하는 이들이야 덜하지만 아직 남은 삶이 긴 젊은이들과
확진을 받아 치료를 받거나 중증으로 불안에 떠는이들 생각에 가슴이 아픈 삼월
의 마지막날 아침이다.

오늘은 어제가 생일이었다고 며칠전 만나 헤어질 때 그제 다녀 가라고 얘기를 했
다는 운정 친구에게 가보기로 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어제 당일 날 처갓집 식구
들과 외식을 하는 사진을 보내 왔다. 파주 운정에서 작은 노인요양원을 운영하는

갓집 동네라 처제들이 모인걸 보니 보기 좋았다.             우리, 나는 생일에
며느리도 못봤지만 형제들도 있고 처갓집 손아래 처남 둘에 처제도 있는데 엄마
가 병원에 오래 계시기는 하지만 마눌과 둘이 보내고 만다. 생일을 챙길 정도로 살
지도 못했으나 조금 서운할 때도 있다. 그래도 맏아들이고 이제 칠십을 바라 보는

데 아무리 내가 마다 한다고 엊그제 생일이 지난 동생도 한분 뿐인 제수씨도 언제

부터인지 그나마 문자도 없고 제수씨는 번호도 없어 언젠가 동생에게 번호를 보내

라 한적이 있지만 답도 없었다. 학생때 공부도 열심히 해서 직장도 우리 나라 최고

의 회사에 입사 중간에 다른데로 옮긴적도 있지만 다시 돌아가 정년을 하고 평생
제생활 잘하고 남매도 잘키웠지만 조금 답답할 때가 있다. 내게는 의사표현도 너무

안하고, 전에 동생친구들 얘기로는 밖에서는 안그런다는데.

그냥 그렇다는 얘기.

이제 씻고 퇴근 준비를 해야지.


-2020. 3. 31. 벗꽃과 목련이 낙화가 되는 삼월 그믐날에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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