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가 너무 밀렸다. 7일 안식일 아침에 아현분관에서 올리고는 이제서야
밀린 일기를 쓴다. 이주만에 예배를 보고 오후 그룹별 공부도 마치는 동안
태풍으로 도처에 피해가 막심했는데 교회를 나와 손위 집사님 차를 타고 마포
구청앞 동네에 사는 여집사님 내려 드리고 남양주 집으로 돌아 가는 차에 남아
드라이브겸 사는 얘기도 나누고 멀리 태릉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돌아 왔다.
그날 내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23층 옥상에 있는 슬라브 위의 박공 지붕틀에
박아 놓은 아스팔트 슁글 조각이 무려 스물 몇장이 강풍에 날라가 단지내로
네장이 떨어 지고 나머지는 서부간선도로까지 날렸는데 천만다행으로 사람이나
차량을 비켜 갔다. 하늘이 도왔지. 근무자들이 하루 종일 수고를 했다.
다음 날인 8일 일요일에 출근을 하니 지하 1층 주차장 진입로 주변에 나뭇잎이
쌓여 두어 시간 쓸어 모았고 경비근무자들은 지상 주차장과 통행로를 오전 내내
청소를 하느라 애를 썼고. 헌데 다음 날인 9일 월요일 출근을 한 관리소장이 동료
의 설명에도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었고 하루 종일 지붕 보수작업을 했다는데
점심은 커녕 저녁도 내지를 않았다고. 참 더럽게 치사한 행동을 한다. 자기가 사는
거도 아니고 관리실 경비로 쓰면 그걸 뭐라 할 주민들은 아닌데 그들에게 잘 보이
려고 우리들에게 너무 지독한 행동을 하니 누가 좋아 할리가 있는가.
9일에는 아침 퇴근 후에 운정 친구네 회랑의 투명 지붕 한장이 망가졌대서 고쳐
주려고 갔는데 지붕하고 통로 나무데크 수리까지 업자에게 맡기겠다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들판에 차 대놓고 한잔하고 돌아 왔다.
10일 화요일에 출근해서 지난 30일에 부딪힌 뒤로 처음 아침 회의에서 소장, 경리
와 조우 인사도 싫고 커피도 앞으로 내거는 타지 말라고 경비반장에게 얘기 했다.
지난 번에 부딪힐 때 커피도 안사주는 아파트가 어디 있느냐, 내가 사주지 말라고
했다고 싫으면 사주는데로 가든지 했던 치사한 O.
경리는 추석 떡값이라고 봉투도 없이 내주고는 그 넘의 싸인만 받고, 급여받았다고
싸인하는거도 이곳에서 처음 본다. 웃겨.
일기 내내 누가 보면 불평불만이라 할텐데 그냥 다른 아파트만큼만 대우 해달라는
거지 특별대우를 해달라는게 아니다. 다른데만큼이 안되는데 다른데 보다 적지 않
다는 말이 치사하다는 얘기다. 저만 잘 보여 살아 남으려는 행동을 하니 참 우리는
뭐냐.
그만 해야지. 오늘 부터 추석 휴일인데 비록 근무는 하지만 쉬는 분들이라도 잘 쉬
시기를 바란다.
-2019. 9. 12. 추석에도 근무지를 지키는 동료들과 "연희 나그네"-
D + 2,473
'연희동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희동 일기(567) (0) | 2019.09.15 |
---|---|
#.연희동 일기(566) (0) | 2019.09.13 |
#.연희동 일기(564) (0) | 2019.09.07 |
#. 연희동 일기(563) (0) | 2019.09.06 |
#.연희동 일기(562) (0) | 2019.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