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근소년의 노래" (143) 통닭과 사진과 외갓집

통닭과 사진과 외갓집
                       - 박 지운 -

곱게 단장한
하늘에 홀려
안식일 일정 뒤로 하고
사진구경을 하러간
수원 화성행궁에서는
석가모니 탄생 축하연등이
오색단장 춤을 추고
실험공간 UZ의 문이 열려 있다.
한분의 여성작가분이
두 번째 조우를 반기고
사진앞에서 흐르는
단소연주가 신선하다.
안식일도 끝나고
한잔이 고파
수원천에 줄지은 통닭집에서
옛날통닭 한마리
시인과 연주자 모두 돌아 가고
사진가도 문상을

돌아간 큰외사촌형네
홀로 늙어 가는 삼남매
잠깐 보고 오려니
전화도 자른다.

냄새 죽이는 통닭봉지 들고
전철을 타고 홍대입구로
참나무통 소주 한병
내 살던 7번출구앞 공원에서
컵라면 대신 닭날개와
한잔을 하고
남은 닭과 소주챙겨
귀가를 했는데
눈물고인 늙은마눌 에닯다.

그래 소주는 컵라면이 최고이고
삶은 아웃사이더라도
괜찮다.

- 2018. 5. 19. 혼돈의 날에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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